• 곰탕랩: 입술에 감기는국물, 마음에 스며드는 곰탕
  • 곰탕랩
    사진 출처: 곰탕랩


    긴 겨울밤, 비 내리는 골목을 따라 걷다 호텔 안테룸 1층에 위치한 곰탕랩 앞에 다다랐다. 아늑한 실내에서 피어나는 뽀얀 국물 김에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다. 입구를 지나 짙은 목재와 노란 조명이 어우러진 실내는 마치 고즈넉한 연구실 같다. 분주한 점원들이 정중히 인사하고, 즉석에서 사골을 고아내는 주방의 풍경이 연극처럼 펼쳐진다. 국물이 끓어오르는 소리와 고소한 향기가 공기 중에 부드럽게 스며들어, 문턱을 넘는 순간부터 여유로운 미식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음을 예감하게 한다.

    곰탕랩의 시그니처는 사골과 우족, 꼬리, 스지를 10시간 넘게 고아낸 콜라겐 사골 곰탕이다. 진득하게 끈적한 국물 한 모금마다 깊은 고기 맛이 감돈다. 입 안에 머금으면 차갑게 단단하던 콜라겐이 입술을 부드럽게 감싸며, 혀끝에 구수한 육향이 번진다. 야들야들한 한우 고기는 씹을수록 고소함이 우러나고, 담백한 국물은 얼큰함 없이도 속을 따뜻하게 채운다.

    그 밖에 고기만 넣은 맑은 고기 곰탕, 얼큰한 양곰탕 등 메뉴가 다양해, 기호에 따라 담백함 또는 매콤함을 골라 즐길 수 있다. 사골곰탕은 하루 20그릇만 한정 판매하므로, 늦지 않게 찾는 것이 좋다.

    함께 곁들이면 좋은 메뉴로는 갓 구운 김치전과 깔끔한 무김치, 계란찜 등이 있다. 담백한 국물과 매콤새콤한 김치전 한 점의 조화가 일품이다. 생 계란 노른자를 국물에 넣어 고소함을 더하거나, 깍두기의 아삭함을 곁들이면 색다른 풍미를 경험할 수 있다. 조개장과 명란젓갈 같은 고명도 종종 함께 제공되어, 국물과 밥만으로도 든든하지만 밑반찬의 감칠맛이 식사를 더 풍성하게 만든다.

    내부는 호텔 1층에 위치한 덕분에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다. 밝은 조명 아래 테이블과 바 좌석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테이블마다 소독제가 비치되어 위생에도 신경 쓴 모습이 엿보인다. 직원들은 친절하고 신속하며, 손님이 국물을 더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 재빨리 채워준다. 손님층은 식사하러 나온 인근 직장인부터 커플, 가족 단위까지 다양했다. 작은 규모지만 여유로운 좌석 배치 덕에 바쁜 시간에도 비교적 여유가 느껴진다.

    곰탕 한 그릇으로 포근히 채워진 속은 집으로 향하는 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진득한 사골 국물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다시 이곳을 찾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호텔의 세련된 공간과 전통 한식의 진심이 만나, 도시의 한복판에서 마치 시골 할머니 댁을 방문한 듯한 깊은 위로를 선사했다. 다음에도 언제나 묵직한 맛 한 그릇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은 곳이다.

    [업체 정보]

    • 업체명: 곰탕랩
    • 업종: 한식 (곰탕)
    •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153 (신사동)
    • 전화번호: 02-517-4656
    • 영업시간: 평일·토요일 11:00–15:00, 17:00–22:00 / 일요일 휴무
    • 대표 메뉴 및 가격: 콜라겐 사골 곰탕 25,000원, 고기곰탕 16,000원, 양곰탕 18,000원 (2025년 기준)
    • 공간 구성: 바 좌석 및 일반 테이블 (약 20석 규모)
    • 주차: 불가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 권장)

  • 글쓴날 : [25-05-16 13:42]
    • 맛있데이 기자[everydayisdelicious.offici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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