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능동미나리
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용산의 작은 골목에 들어서자, 허브향처럼 고소한 미나리 내음이 퍼져나왔다. 능동미나리의 간판 아래, 마치 시골집 마당을 연상시키는 초록 꽃무늬 식탁보가 정겹게 깔린 실내는 문을 열자마자 자연의 상쾌함으로 가득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주방의 중년 사장님과 젊은 여사장님이 미나리 곰탕을 정성껏 끓이고 있었다. 조금은 투박해 보이는 내부 장식이었지만, 곰탕 그릇 하나로 전해질 깊은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능동미나리의 대표 메뉴는 미나리 한줌을 올린 능동미나리 곰탕이다. 서늘한 겨울 바람을 한 입에 담은 듯, 미나리 특유의 알싸하고 상큼한 향이 담백한 국물과 어우러진다. 투명한 쇠고기 육수에 아삭한 연두색 미나리가 듬뿍 얹혀 나오는데, 보기만 해도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한우와 국내산 미나리를 사용하여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가느다란 미나리 잎이 국물 사이로 살랑이는 모습이 마치 초록빛 파도 같다. 고기보다 미나리의 향이 먼저 입 안을 감싸고, 그 뒤를 따라 육수의 깊은 감칠맛이 은은하게 다가와 ‘담백함’의 새로운 수준을 경험하게 한다.
곁들일 메뉴로는 도가니와 사태로 만든 투명하고 쫄깃한 수육, 반찬으로 깔끔한 겉절이와 양파 절임이 준비된다. 쫄깃한 수육 한 점 위에 짭조름한 깻잎 장아찌를 올려 먹으면, 육즙과 장아찌의 시원함이 조화롭게 입안을 적신다. 김치가 담백한 곰탕의 풍미를 돋우고, 공깃밥 위에 미나리와 고기를 얹어 김가루를 솔솔 뿌려 먹는 방법도 이 집만의 꿀조합이다. 마지막으로 투명한 무침 국수 한 젓가락은 매콤 달콤한 맛으로 속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다.
아담한 공간은 4인용 좌석 몇 개와 바 테이블이 놓인 단출한 구조다. 앉자마자 눈에 띈 것은 크고 깨끗한 인덕션 가마솥. 주방 불빛과 함께 번쩍이는 스테인리스 솥단지는 이 집이 얼마나 국물에 공들였는지를 보여준다. 직원들은 모두 친절하고 아기자기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손님은 대체로 중장년층과 향토식 만두국 맛집을 찾는 외지인 커플이 많았다. 깔끔히 정리된 매장 곳곳과 정갈한 그릇들은 위생 상태에 대한 신뢰감을 더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술술 넘어가는 국물을 곁에 두고 허기진 뱃속이 채워질 때, 이곳의 이름처럼 ‘능동적으로’ 다시 찾고 싶어졌다. 깊지 않지만 진하고 맑은 육수가 가슴까지 데워주는 능동미나리의 한 그릇. 부산 바다 옆에서 서울로 건너온 미나리의 향연이 바쁜 일상의 한순간을 포근히 품어 준다.
[업체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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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명: 능동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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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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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40길 28 (한강로3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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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0507-1388-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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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매일 11:30–23:00 (브레이크타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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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메뉴 및 가격: 능동미나리 곰탕 15,000원, 능동육회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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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구성: 바 테이블 및 좌식 테이블 (약 25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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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불가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